「やわらか主従逆転劇」をnoman12さん(@Noman09938789)が韓国語訳に翻訳してくださいました!
日本以外でも読んでくださっている方がいるようでとてもうれしいです!

※私自身は韓国語はわからないので、何かあったら英語か日本語でご連絡ください


It is my work "やわらか主従逆転劇" translated in Korean by noman 12(@Noman09938789).
It's my pleasure to hear that people from different countries read my work!
*I don't understand Korean language.So If you have any problem or question, please talk to me in English or Japanes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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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와 구두를 벗자 작은 인영(人影)이 달려들었다. 귀엽게도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고 있다.

"어서 오세요, 어서 오세요 미카님!"

내가 기르고 있는 고양이수인이다. 크게 기뻐하며 내 주위를 뛰어다니고 있다. 톡톡 무릎 근처에 달려드는 그 인형과도 같은 모습은 마치 천사 같다. 아니 요정? 작게 줄어든 소녀 같은 모습은 아름답고, 가련하며, 사랑스러워서 보는 것 만으로도 일하면서 쌓인 피로가 사라진다.
가슴팍에 뛰어 들어온 소인을 쓱쓱 쓰다듬는다.

"왔어. 쿠루미~ 얌전히 잘 지내고 있었니? 밥은 잘 먹었고?"

나도 모르게 긴장이 풀린 목소리가 나온다. 어떤 고민도 날려버릴 듯한 미소를 피우고 그녀는 고개를 끄덕거린다.

"착하지 착해"

짐승귀의 사이를 쓰다듬어주자 간지러워 하듯이 웃으며 내 가슴에 안겨 든다. 사랑스럽다는 마음이 넘쳐흘러와 나도 꼬옥 껴안는다.
몸을 웅크리면 쿠루미는 꼭 가슴에 달려온다. 쓱쓱 머리를 비비는 것도 늘 있는 일이다. 그것이 또 사랑스러워서 바닥난 체력을 재충전하듯이 껴안는다.
어느정도 쿠루미 성분을 보급하고 나는 그녀를 놓아주었다.

"그럼, 옷 갈아입고 밥 먹을까?"

"와아!"

그렇게 말하자 쿠루미는 다시 한 번 머리를 비비고는 밥그릇을 가지러 부엌으로 사라졌다.
조금 부족하다. 그래도 괜찮다. 내일은 휴일이다. 하루 종일 이 아이와 함께 있을 수 있다.

"미카님 빨리빨리!"

옷을 갈아 입는 나에게 밥그릇을 가져와서 재촉하는 쿠루미. 조금 강아지 같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귀엽다.
장난으로 벗을 셔츠를 덮어준다. 내 허리 높이에도 못 미치는 몸이 완전히 셔츠에 감싸여 꾸물꾸물하고 소매를 통과시키는 모습은 커다란 백의를 입은 것처럼 보인다. 그대로 쓱쓱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등에 닿는 흑발은 푸석푸석해서 굉장히 뒤죽박죽이었다.

"미카님 열심히 일했구나"

킁킁하고 셔츠의 냄새를 맡으면서 쿠루미가 말하였다. 기뻐서, 다시 내 셔츠를 입은 작은 몸을 꼭 껴안았다. 소녀다운 기복이 가슴에 느껴진다.

"알겠니?"
"응! 땀을 많이 흘렸어. 조금 지친 듯한 냄새도 나."

역시 수인이다. 왠지 좀 더 냄새를 맡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괜찮아? 하고 고개를 기울이는 쿠루미에게 나는 웃으며

"괜찮아 괜찮아, 아무렇지도 않아."

폼을 잡아본다. 실제로 피로는 느껴지지 않는다.

"다행이다"

덕분에. 아아. 귀엽다니까 정말.

"오늘은 뭘로 할래?"

"음.. 빨강!"

빨간 봉투의 사료를 가리킨다. 쿠루미가 가장 좋아하는 상표라서 이틀에 한 번은 먹고 있다. 첨언하자면 콘소메 수프 맛이다.
필요한만큼만 넣어준다. 사실은 좀 더 먹고 싶겠지만 쿠루미는 ‘고마워’라고 하면서 테이블에 가져간다. 건강관리는 확실히. 오래 살아줬으면 하는걸.
나도 만들어 둔 음식을 덥혀서 자리에 앉는다.

"그럼,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아."

말이 떨어지자 마자 쿠루미를 밥그릇에 얼굴을 들이민다. 처음 한 입은 꼭 이렇게 한다. 고양이로서는 역시 덥썩 무는 느낌이 좋다는 모양이다. 그리고 손으로 붙잡고 양손 가득 행복을 곱씹는다. 꽤나 배가 고팠던 모양인지 쿠루미는 평소보다도 더 맛있게도 먹는다. 그래도 욕심을 너무 부려 사료를 듬뿍 쥐려 하다 흘려버리고 만다.

"이런, 흘렸잖니"
"응!"

굴러 떨어진 것들을 집어 입에 넣어준다. 덥썩 하고 내 손가락을 물고는 부끄러워하듯이 웃음을 짓고 우유 그릇에 얼굴을 박는다.

"아, 오늘 있지, 새 친구가 생겼어!"

우유가 수염처럼 묻은 얼굴을 들고 쿠루미가 말하였다.

"친구?"
"응. 집회에 갔었어."

고양이수인도 고양이 집회를 연다. 때때로 공터 같은 곳에 원형으로 모여 있는 모습을 보면 마치 게임 속에 나오는 광경처럼 보인다.

"굉장해. 뭐든지 할 줄 알아. 주인님께 배웠대."
"그렇구나. 아, 아이스크림 먹을래?"

반짝거리는 얼굴로 그런 말을 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나도 모르게 응석을 받아주게 된다. 환성을 지르면서 쿠루미가 의자에 뛰어올라왔다. 아무리 그래도, 아이스크림에 얼굴을 들이밀고 먹을 수는 없을 테니 스푼을 넘겨준다.
쿠루미는 빙글빙글 재주 좋게 스푼을 돌려가며 오늘 만난 고양이 얘기라던가, 발견한 새라던가, 어딘가의 누군가가 과자를 주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하루 종일 혼자 밖에 돌아다니는 건 불안기도 하고, 이렇게 기뻐하며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 조금은 샘이 난다. 그래도 괜찮다. 방 안에 가둬 두는 건 불쌍하고, 목줄에는 GPS도 달려있다. 게다가, 똑똑한 생물이니까, 무엇이 위험한지는 잘 알고 있다. 무엇보다, 이렇게 눈을 빛내며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계속 같이 있었다면 지금처럼 이야기를 듣지도 못할 것이다.

"마술이 특기야. 어째선지 불 같은 것도 만들어."
"불?"

똑똑하고 재주 좋은 그녀들에게 있어서 마술은 특기이겠지. 그래도 묘하다. 고양이수인은 불을 무서워한다. 따뜻하게 데운 우유를 주면 금방 친해질 수 있는 것은 따뜻한 것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신기하네"
"그지?"

감탄한 듯한 내 모습이 쿠루미를 기쁘게 한 듯하다. 쿠루미가 웃을 때 상냥하게 눈썹이 내려가는 것을 나는 좋아한다. 정말, 왜 이렇게 귀여운걸까나.
팔리지 않고 남아있던 쿠루미를 기르기 시작하고부터, 내 매일은 정말 많이 바뀌었다. 그녀는 나를 잘 따랐다. 고양이수인으로부터 사람에게 전염되는 병이 유행할 때, 그녀는 재고품이었던 자신을 구입해 준 나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건 나도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으니 완연히 밤이 깊어지고 있었다. 우리들은 목욕을 하고, 조금 TV를 보고, 그 후에는 내일을 위해 잠자리에 든다.

"저기 있지, 미카님"

전등을 끄고 침대에 눕자 쿠루미가 속삭였다.

"고마워, 쿠루미를 구해줘서."

갑자기 가슴이 갑갑해진다. 어떻게든 참아내고 꼭 안아주었다.
안심한 것인지, 내 품 안에서 그녀가 곤히 잠들었다.
우리들은 하나다. 같은 침대에서 몸을 맞대고 잠에 들었다.


"미카님! 미카님!"
아침, 어렴풋한 중량감을 느끼고 눈을 뜬다. 내 위에 올라탄 쿠루미가 나를 흔들어 깨웠다. 이렇게 하는 것이 나를 가장 쉽게 깨울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학습한 것이다.

"잘 잤니? 쿠루미......"

나는 약간 저혈압이어서 아침에 약하다. 쿠루미가 깨워주지 않았다면 지각 상습범이 되었을 것이다. 쿠루미 만만세다.

"좋은 아침! 아침 밥 다 됐으니까, 기운 차리면 먹어줘"

흔들흔들 꼬리를 흔들면서 쿠루미가 말하였다. 고양이는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 본심은 깨우고 싶어 죽을 지경이겠지만, 쿠루미는 항상 꾹 참아 준다. 그런 씀씀이의 결과가 막 차려진 아침밥이다.
얼른 정신을 차려야지. 나는 얼굴을 두드리고 일어난다.

"정말 고마워"

졸린 눈을 비벼가며 파자마를 벗는다. 브래지어 차림 그대로 쿠루미의 파자마를 벗긴다. 약간 빵가루가 묻어있다.

'오늘은 샌드위치려나.'

문득 그런 생각을 떠올리면서 나는 서랍장에서 오늘 입을 옷을 골라준다. 사실은 쿠루미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내가 해줬으면 좋겠다는 것 같다. 그런 호의가 겸연쩍다.
오늘은 원피스로 하자. 아이같은 언동을 하는 것 치고는 꽤 어른스러운 용모를 한 쿠루미는 상당한 미묘(美猫)이다.

"딱 좋아!"

빙글빙글 돌면서 상태를 확인하고는 쿠루미가 말하였다. 그대로, 허둥지둥 셔츠를 꺼내 온다. 이번은 나에게 입혀줄 요량인 것이다. 내 도움이 되는 것이 그녀의 가장 큰 기쁨이다.
발돋움을 하면 단추를 잠그는 쿠루미를 앉아서 내려다보는 나. 마침 코 앞에 있는 정수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준다. 폭신폭신하고 부드러운 향. 그리고, 소녀다운 화사한 향기가 난다.

"밥 먹으면 산책하러 나가자."

이것도 평소와 같다. 산책을 좋아하는 쿠루미는 나와 함께 걷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와아~ 와아~’하며 폴짝거린다. 나는 슬그머니 상자를 열어서 내용물을 꺼낸다.
목줄. 쿠루미가 머리를 이쪽으로 내밀고, 내가 목줄을 걸어주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

"갑갑하지는 않지?"
"괜찮아, 자, 가자 가자."

나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후후, 밥 먹는게 먼저야."

잊고 있던 행복을 깨닫고 쿠루미가 환성을 내지른다.


산책을 하고 돌아온 뒤의 목욕 시간. 평소대로의 일과이다.

"목욕 목욕!"
"이 녀석, 위험하잖니, 쿠루미."

소란을 피우며 뛰어다니던 쿠루미가 '죄송해요'라고 하며 달라붙는다. 내 허벅지 정도밖에 되지 않는 그 몸을 착 들이대고 겸연쩍게 웃는다.

"잘못했어요"
"후후, 나쁜 아이는 구석구석 씻어 버릴테닷!"
"꺄아-!"

쿠루미가 귀여운 목소리를 내며 내 품에 달려든다.

"그럼! 꼬리를 씻자!"

쿠루미가 소란을 피운다. 고양이수인은 꼬리를 만져주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깃털처럼 가볍지만, 무력한 고양이수인에게 있어서 긴 꼬리는 무거운 모양이다.
모두 제대로 씻겨 준 후, 꼬리의 뿌리부분을 꾹꾹 주무른다. 꽤나 결려 있었던 모양인지, 반응을 꾹 참는 듯 나에게 안기며 가냘픈 숨결을 내 가슴에 뱉는다.

"하아~~ 천국이다~~"
"그런 말은 어디서 배웠니?"

웅얼거리며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쿠루미를 보며 큭큭 웃는다.

"자자, 이쪽을 보렴."
"네~에"

나는 손바닥으로 쿠루미의 몸을 씻겨준다. 스펀지를 사용하면 털이 빠져 버리기 때문이다.
이렇게 작은 몸에도 제대로 유방이 있는 게 재미있다. 언밸런스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핑크색의 꽃봉오리 같은 유두도 사랑스럽고, 부드럽고 크게 부푼 가슴도 꽃잎에 가려질 것 같다. 마치 요정같다.
한숨이 나온다. 하지만 이렇게 귀여운 걸. 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귀엽고 눈부시다. 보석같은 살결을 부드럽게 쓰다듬자 두근두근하고 앙증맞은 심장의 고동이 손바닥을 통해 느껴져서 그게 또 사랑스럽다.
그 피부를 거품투성이로 만든다. 비단같은 머릿결도 제대로 감긴다. 그 때마다 쿠루미가 환성을 지르며 소란을 피우고, 기뻐하며, 비눗방울을 날린다.
그리고 어깨를 마주 대며 욕조에 잠기거나, 손장난을 하거나, 퀴즈를 하거나 하며 한껏 목욕을 즐겼다.


목욕을 끝마친 후, 우리들은 서로 옷을 입혀주고 한 이불을 덮는다.

"오늘도 재밌었어!"

폭 베개에 머리를 누이자 부드럽게 머리가락이 펼쳐지며 쿠루미의 향기가 퍼진다.

"후후, 그건 잘 됐구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옆에는 작디작은, 꼭 쥐면 부러질 듯한 어깨가 내려다보였다.

"내일을 일하러 가야 하니까, 얌전히 집 지키고 있으렴."
"응! 일하는 거 힘내!"

이 아이를 집에 두고 가는 것은 당연히 괴롭지만 쿠루미를 위해서라면 힘낼 수 있다. 하지만.

"...나도 고양이수인이었다면 좋았을 걸."

그렇다면, 쿠루미와 함께 있을 수 있다. 그러면, 좀 더 쿠루미의 응석을 받아줄 수 있다.

"...일하는 거, 힘들어?"
"글쎄, 조금 힘들 때도, 있으려나."

이 아이와 떨어지는 것, 그것은 나에게 있어서 그 정도로 큰 스트레스다. 일은 힘들고, 퇴근은 늦은 밤이다.

"그래도, 쿠루미가 치유해주니까 괜찮아."
"정말? 거짓말 아니야?"

걱정스러운 듯이 쿠루미가 바라본다.
쿠루미를 보고 치유가 되지 않을 리 없다. '물론이야'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도 쿠루미는

"으응, 일, 정말 괜찮아?"
"..."

일순, 말을 잇지 못하였다. 둘러댈 말을 찾을 수가 없다. 사실, 이미 마음이 무겁다. 잠들고 싶지 않다. 내일이 오니까.

"괜찮아. 일을 하면 쿠루미가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는 걸. 아, 그래! 내일 새로 나온 사료 사올까나?"

억지로 화제를 돌린다.
고양이수인은 머리가 좋다. 쿠루미는 속지 않았다. 불안해 하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래도, 쿠루미가 제일 좋아하는 사료이다. 역시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점점 얼굴이 풀어진다.
그리고는 곧,

"미카님이 제일 좋아!"

환성을 지르며 나에게 안긴다.
큭큭 웃으면서 내 품 안에 안기거나, 장난을 친다.
그런 모습이 사랑스럽고 또 사랑스러워서 멈출 수 없이 가슴이 뜨겁다.

"나도 너무너무너무 좋아!"

글썽거리는 눈으로 말한다.
일의 고통을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쿠루미가 사랑스럽다. 쿠루미를 잃는 것이 정말로 두렵다.
'꼭 지켜줘야 해'. 그런 생각이 든다.
너무나도 가련한 그녀를 누군가 유괴하지 않을거라고는 단정할 수 없다. 일상의 어느 한 순간, 그 가느다란 팔이, 몸이, 상처입지 않는다고도 말할 수 없다. 고양이수인은 약한 생물이다. 사람인 내가 지키고, 사랑하고, 보듬어야 한다.
사랑이 넘쳐 흘러 어쩔 수 없을 정도다.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사랑스럽고, 또 사랑스럽다....

"미카님, 꼭 안아줘"

... 사랑스러운 기분이 넘쳐흘러서, 부숴질 것 같다. 부숴버릴 것만 같다.
나는, 그 가느다란 몸에 팔을 뻗었다.


......
내 아래에서, 작은 그림자가 발버둥치고 있다.

"미카님, 아아..."

그 작은 꽃봉오리를 꺾을 때마다, 그것은 애처롭게 주인의 이름을 부른다.
손은 붙잡히고, 다리는 벌려진 채, 그럼에도 내 아래에 완전히 가려져 있었다.

"미카님, 무거워, 무거워요"

작디작은 요정은 성숙한 내 육체에 짓눌러지고 덮어졌다.
이미 거기도, 여기도, 질척질척하고, 끈적끈적하게 되어서, 단지 쿠루미는 미지의 쾌감에 겁을 먹고 있었다. 나에게 매달린다. 무섭다고 울부짖는다. 도와 달라며 소리친다. 내가 그 원흉인데도.

"... 사랑해, 쿠루미"

눈에 눈물을 고인 채, 꼬옥 셔츠를 붙잡고, 필사적으로 소리를 죽이려 손가락을 물고있다.
하지만 쿠루미는 '응'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쿠루미도, 쾌감 속에서 소리를 지른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몸의 이곳저곳에 키스를 한다. 키스 마크를 찍는다. 냄새를 묻힌다. 누군가 데려가도 내 것이라고 알 수 있도록. 전신이 민감해진 쿠루미는 그때마다 '후아'하는 소리를 낸다. 귀를 간질이고, 꼬리를 천천히 쓰다듬고, 비비고, 쥐고, 당긴다... 쿠루미가 무서워하며 떨고있다. 하지만, 그 떨림조차 내 팔로 제압한다.
작다. 무력하고, 왜소하다.
이 무구한 하안 살결이 내 마음 속 어른을 매혹하고, 여성을 붉게 물들이고, 인간을 자극한다.

"미만, 미안해, 쿠루미"
"왜, 왜 사과하는 거야?"

나는 대답하지 않는다. 쿠루미의 매력적인 살결에 혀를 달린다. 움찔움찔 쿠루미가 몸을 떤다.

"이거, 좋은 거지? 으읏...! 둥실둥실하고 짜릿짜릿하고, 아앗, 기분 좋고, 조금 무섭지만, 좋은 것, 맞지?"

쾌감에 목매어 울면서 쿠루미가 묻는다.

"그, 아앗....!, 왜냐하면, 미카니, 으읏!, 님이, 심한 일 할, 아앗, 리가 없는, .... 걸!"

습격해오는 짐승과도 같은 내 머리를, 그럼에도, 쿠루미는 달래듯 쓰다듬는다.

"그럴까?"
"맞, 아앗!"

사랑스럽다, 사랑스러워서 주체할 수 없다. 이렇게 되버리면, 스스로가 스스로를 두려워하게 된다. 왜냐하면, 이것은, 명백히 해선 안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좋은 일 일리가 없다. 그렇게나 사랑하고, 부숴지지 않도록, 더럽혀지지 않도록 해온 쿠루미를, 자기 자신을, 스스로 배반하고 있다.
하지만,

"미안해, 미안, 쿠루미, 좋아해, 정말, 정말로 좋아해!"

나는 꼭 껴안아서 그 작은 입을 막아 버린다. 더 이상, 무슨 말을 하더라도 마음이 욱신거린다. 그 욱신거림에 의해 참을 수 없는 기분이 된다. 오싹오싹하다. 작은 몸으로 열심히 나를 쓰다듬고, 사랑하고, 위로하며, 심한 일을 당하는 와중에도 갸륵하게 나를 믿는다.
그런 쿠루미를 사랑하고 싶다, 부수고 싶다, 부수고 싶다, 부수고 싶다!
작은 고양이수인의 힘따위 내 힘을 당할 리 없다. 쿠루미의 생존본능이 나를 거부한다. 하지만, 그것조차 덮는다. 안는다. 익사 시킨다. 날뛰게 한다. 손목을 쥐면, 무방비한 꽃봉오리가 마음을 애달프게 하고, 다리를 비틀어 벌리면, 무구한 꽃잎이 나를 매혹한다. 그 얼굴이 엉망진창이 되는 모습이 참을 수 없이 사랑스럽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신당했다는 것을 모른다. 두렵고, 괴롭고, 슬프지만, 그래도 끝끝내 나를 믿고있는, 그 순진무구함을 유린한다.
쿠루미가 울부짖고, 고양이수인의 애석의 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럼에도 멈추지 않는다. 멈출 수 없다.

"싫어, 무서워, 무서워요 미카님!, 슬프고, 기분이 이상해서, 미카님, 그만! 아니 그만 두지 말아요! 싫어, 싫어 싫어! 그래도, 좀 더!"

꼼지락거리는 나. 그 아래에서, 쿠루미가 날뛰고 있다.

"후앗, 냐, 그읏, 하아, 하아...."

점점 호흡이 거칠어진다.
그리고

"~~!"

꼬옥하고 쿠루미가 나에게 매달린다. 눈물을 흘리며, 슬픔을 모두 내보낸다.
내 아래에서.
결국에 털썩 쓰러지고는, '히잇, 히잇'하고 경련하 듯 숨을 쉬었다.
나도 그 위에 쓰러진다.
나. 더러운 나. 잔혹한 나. 쿠루미를 노리개로 삼아, 아픔을 주고, 강간한, 거대한 나.
하지만, 쿠루미를 그런 나의 머리칼을 쓰다듬으면서, 상냥하게 속삭였다.

"미카님, 울지 마...."

자신도 훌쩍훌쩍 울고 있으면서.
...그것 만으로도, 다시, 부수고 싶어졌다.


§
근무지에서 돌아오자, 쿠루미가 평소처럼 달려와서, 평소처럼 내 가슴에 뛰어든다.
머리카락에 얼굴을 묻고 그 부드러운 냄새를 맡으면서 황홀감에 잠겨 쓱쓱 쓰다듬고 있자
'있지 있지, 미카님'하고 쿠루미가 말을 건넨다. 무언가 좋은 일이라도 있었던 모양인지, 큭큭 웃음을 참고있었다.

"저기, 집회에서 그 아이한테 마법을 배워왔어."
"마법?"
"응. 지난번에 말했던 아이. 미카님한테 걸어 줄게!"

마술이 특기인 고양이수인을 말하는 것일 것이다. 기대가 되어 짝짝 박수를 쳐 주었다.

"그럼, 눈을 감아봐."

시키는 대로 한다. 문득 다리가 가벼워 진다. 쿠루미가 무릎 위에서 내려갔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내 다리 사이로 들어와서는 꼬옥하고 안겨왔다.

"후후, 기운이 나는 마법이려나?"
"그렇긴 한데, 아직 시작 안 했어"

쿠루미가 웃음을 참지 못한 채, 내 배에 쓱쓱 머리를 비빈다.

"그럼 시작할게?"

그렇게 말하자, 약간 쿠루미의 손이 따뜻해진다.
그대로, 서서히 손이 위로 올라온다.

"......?"

묘하다. 지금 쿠루미의 팔이 내 머리를 안고 있다. 그렇지만, 무릎에는 아무 느낌도 느껴지지 않는다.

'받침대에라도 올라간 걸까?'

살짝 눈을 떠보자. 쿠루미의 아름다운 다리가 보인다.
무릎을 세우고 쪼그려 앉아있는, 쿠루미의 다리가.

"엣!?"

문득 얼굴을 들자. 정면에는, 끝 간데 없이 아름답고 귀여운 쿠루미의 얼굴이 있다.

"아. 눈 뜨면 안 되는데. 그래도 상관 없으려나. 자 봐봐!"

그렇게 나를 꽉 껴안는다. 무심코 그녀의 가슴에 쓰러져 부딪힌다. 하지만, 그녀의 몸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다.
크기가 뒤바뀌고 있는 것이다.

'설마 마법이, 진짜 마법이었어!?'

핏기가 가신 얼굴로 생각한다.
쿠루미가 '착하지 착하지'하면서 나를 쓰다듬으며 속삭인다.

"미카님은 언제나 지쳐서 돌아오잖아. 그리고, 고양이수인이 되고 싶다고 했었어. 그러니까 내가 미카님께 마법을 걸어줄게."
그렇게 말하며 사랑스럽다는 듯이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이미 그 손은 내 머리를 완전히 덮을 정도였다.

"기, 기다려! 그건 농담이었어 진심이 아니었다고!"
"사양하지 않아도 괜찮아."
"아니, 윽"

꽈악, 내 얼굴을 가슴에 안는다. 그녀의 조신한 가슴에서부터 얼굴이 점점 아래로 내려가서, 배를 지나 사타구니를 향해간다.

"그만! 그만해 쿠루미!"

팟하고 쿠루미가 손을 놓아, 나는 엉덩방아를 찧는다. 이미 그녀는 나보다도 훨씬 거대하다. 그녀의 순진한 표정에는 오직 수수한 호의만이 떠올라 있었다.

"원래대로 돌려줘 쿠루미! 나 딱히 진심으로 고양이수인이 되고 싶었던 게 아니야. 게, 게다가, 앞으로 밥은 어떡하니?"

헐렁해진 소매에 곤란을 겪으면서 내가 소리쳤다.

"괜찮아, 미카님. 이거 봐!"

반짝, 쿠루미의 손가락에서 빛이 났다. 눈이 부셔서 나도 모르게 눈을 가린다. 눈을 가늘게 떠보니, 방긋방긋 웃고있는 그녀의 손에 딸기가 올려져 있었다.

"자, 아~앙"

입가에 그것이 닿는다. 어쩐지 흐름에 휩쓸려 그것을 먹는다. 상큼하고 싱싱한 단맛이 입안에 퍼진다. 마치, 지금 막 수확한 것 같이 싱싱했다.

"걱정 하지마. 전부, 저~언부 내가 해 줄테니까!"

무심코 딸기를 밀어낸다. 나는 진지한 분위기로 외친다.

"멈춰 쿠루미!"

이런 식으로 성난 목소리를 내는 일은 거의 없었다. 훈육을 목적으로 조금 했을 뿐이다. 그 때, 쿠루미가 지은 겁먹은 표정이 슬펐기 때문에, 그 이후로는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지금 쿠루미는 단지 멍한 표정일 뿐이었다.

"작아지는 건 싫어! 게다가, 그러면, 내가 길러지는 것 같잖아."
"미카님은 나를 길러줬잖아."
"그, 그건 네가 고양이수인이니까..."
"미카님은 나에게 좋은 것만 해 줬어. 미카님은 나를 잔뜩 사랑해줬어. 꽉 안아주고, 맛있는 밥을 줬어. 목줄을 달아 주거나, 알몸으로 만들어서 기분 좋게 해준 것도, 잘은 모르겠지만, 사람의 사랑법이지? 미카님이 싫은 일을 나에게 할 리가 없는 걸. 그러니까 나, 지금까지 미카님이 해준 것 전부 보답해 줄 거야! 혹시, 사양하고 있는거야? 안돼, 미카님 스스로를 더 소중히 여겨야지!"
"그거, 아니야, 그러니까 그게..."

나는 말을 찾는다.
찾을 수 없다. 어디에서도.
...나는 이때, 소리질렀어야 했다. 그건 싫다고 확실하게 말했어야 했다. 쿠루미는 나쁜 아이가 아니다. 약간 선약의 판단이 어리숙한 부분은 있지만, 다른 사람이 싫어할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 내가 말하면, 그녀는 분명히 그만둬 줬을 것이다. 이런 일도 내가 말을 꺼내지 않았다면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조금이라도 싫어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쿠루미가 그렇게 하는 것은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일이기 때문이다. 나를 믿고 있다. 괜찮은 걸까 하고 생각해보지만, 내가 해줬던 일이니까, 그러니까 기뻐하며 한다.
알고 있었다.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쿠루미를 바로잡으려고, 그 얼굴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할 수 없었다. 그 곳에는, 나에게 은혜를 갚을 수 있다면서 기대에 부푼 빛나는 얼굴이 있었다. 항변하면, 그 선의의 덩어리 같은 미소가 무너지고 말 것이다. 그럴 수는 없었다. 나는 너무나도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건 그저 응석을 받아주는 거랑 뭐가 다르지?'
나는 생각했다. 그래서, 부드러운 중력을 거슬러, 더욱 나는 쿠루미를 멈추려 하였다.
그렇지만,

"더는 무리하지 않아도 괜찮아."

쿠루미가 나를 안아들자, 나는 꼬옥하고 그 가슴에 강요된다.
그,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향기에 잠기자, 내 사고가 흐물흐물 녹아내려, 한순간 생각하고 말았던 것이다. '이런 것도 괜찮지 않을까?'라고.
내가 응석을 받아주고 있는 것은 나 자신이었다. 쿠루미를 향한 사랑에 빠지는 것으로, 응석을 부리고 있었다.

"그럼, 계속 할게?"
"......응"

나는 매달리듯이 그 가슴에 안겨, 작게, 작게 되어갔다.
골라버리고 말았다. 자신의 의지로, 나는 스스로를 애완 고양이로 만든 것이다.
'이제, 되돌릴 수 없어...'
쿠루미가 거대해진다. 점점 나도 고양이수인이 되어간다. 부드러운 쿠루미의 배에 달라 붙어, 그 압도적인 열량에 응석을 부렸다.

"미카님, 귀여워...!!"

마루에 내려 놓는다. 나는 진정으로 소인이 되어 있었다. 스커트는 거대한 원이 되어 내 주위에 흘러내리고, 셔츠는 헐렁한 백의처럼 내 손을 덮어 바닥에 끌린다. 브래지어가, 땀과 달콤한 냄새를 풍기며 어께에 걸쳐 있다. 자신의 냄새에 침식되어 어질어질하다.
거인이었던 내 존재감이, 향기로서 소인인 나를 압도하고 있었다.
그건 쿠루미도 마찬가지였다. 그 거대한 체표면에서 느껴지는 향과 열이 나를 감싼다.
내가 좋아하는 쿠루미의 향기가 미약처럼 나를 미치게 한다.
'좀 더, 좀 더 맡고 싶어......!'
나는 어슬렁어슬렁 옷을 끌면서, 그녀의 다리 사이로 들어가 안겨 들었다.

"미카님, 괜찮아."
'내가 있으니까', 하고 나를 안아준다. 농밀한 쿠루미의 향기가, 폐에, 몸 전체에 스며든다. 아까까지 나에게 안겨 있던 탓인지 조금 내 향기도 난다.
'나도, 이런 식으로 보였으려나. 이렇게 커다랗고, 이렇게 상냥하게...'
실제로, 그건 숭고하다고도 할 만한 거대함이었다. 쭈그려 앉아있는 쿠루미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 이런 모성의 덩어리로 사랑을 받는 것은, 정말이지, 최상의 기쁨이었다. 그 사랑에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나는 무엇이든 할 것이다. 그 정도로,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그녀의 헌신의 이유를 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나는 처음으로 쿠루미를 이해했다.

"내 옷, 빌려 줄게!"

그렇게 말하며 남아있던 옷을 벗겨지고, 완전히 전라가 되었다. 작게 기침을 하자, 상냥하게 나를 안은 팔이, 강하게 껴 안는다.
그녀가 자신의 속옷을 꺼내 와서, 무릎에 올려놓은 채 나에게 입힌다. 약간 괴로웠지만, 저항따위 하지 못한 채 전부 입혀졌다. 나는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지금까지 인형용처럼 보였던 옷이, 지금은 딱 맞는다. 킁킁하고 코를 가져다 대니, 쿠루미의 냄새가 옷에 남겨져 있었다.
'후훗, 잘 어울려' 그렇게 말하고 나를 바닥에 내려놓고, 이번에는 내 서랍에 손을 뻗는다.

"나도, 미카님이 되어야지."

그렇게 말하고, 원피스의 지퍼를 연다.
당당히 드러난 하얀 등. 거기서부터 사락사락하고 팔이, 배가, 가슴이 나타난다.
그 위용이 내 앞에 우뚝 서 있다. 그 쭉 뻗은 다리를 올려다본다.
'이게 쿠루미야?'
당혹했다.
몸의 비율은 변하지 않았을 텐데, 거대해진 것 만으로 어른의 육체로 보인다. 푹신푹신하고 부드러울 뿐인 그 육체가, 지금은 기복이 확실한 여성의 몸으로 보였다.

"미카님의 옷을 입는 건 조금 이상한 기분이네."

그렇게 말하며, 내가 입고 있던 옷으로 몸을 감싼다. 검은 롱 스커트, 하얀 셔츠에, 가볍게 블라우스를 걸치고 있다. 그러나, 소매가 약간 긴 모양인지 손가락 밖에 보이지 않았다.

"으, 역시 미카님보다는 좀 작았구나."

이래봬도, 원래의 나보다는 작다는 것 같다. 지금의 나로서는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그럼, 조금만 더 커질게!"

다시 발해진 마법. 모성의 덩어리. 빛나는 자애.
그 다리는, 쭉 뻗어 나갔다. 그 허벅지는 약간 부드러워 졌다. 가느다란 팔은 부드럽게, 조신한 가슴은 풍만하게 성장을 이룬다. 요정은 아름다운 여성이 되었고, 고양이수인은 여신이 되었다.

"이걸로 이제부턴 미카님을 지킬 수 있어"

가볍게 무릎을 굽혀서 방긋방긋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으응"

그 손이, 상냥하고 또 상냥하게 느껴진다.


"미-쨩, 그럼 밥 먹을까?"

쿠루미가 나를 부른다.

"미-쨩?"
"미카님의 새로운 이름. 귀여운 이름으로 해 봤어! 그치 미-쨩!"
"어, 나, 그래도, ....어라?"
"헤헤헷, 너무 부끄러워하지 마."

혼란에 빠져 잘 말을 꺼내지 못하는 나에게 쿠루미가 자애로운 미소를 보냈다.

"전부, 전부 내가 줄게. 이름도, 몸도, 전부! 자, 대답은?"

악의라곤 없는, 반짝이는 웃는 얼굴.

'아, 무리다.'

"... 고마워, 쿠루미"

'왜냐하면, 난, 훨씬 전부터 쿠루미의 것이었으니까.'
보상의 미소가 쏟아진다. 그것 만으로도 마음이 들뜬다.

"후후, 지금은 익숙하지않을 테니까, 내일부터 할게. 그럼, 밥 먹자! 그럼, 뭐가 좋아?"

손에 사료를 들고 있었다.

"나도 사료야?"
"싫어?"

약간 곤란하다는 듯이 쿠루미가 묻는다.
처음부터, 선택지같은 겉 없었다.

"아니, 쿠루미랑 같은 게 좋아."
"신난다!, 커플이네!"

그리고 무성한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것 만으로 마음 속까지 따뜻해진다.

"그래도, 미안해, 사료를 담을 그릇, 내 것 밖에 없어."

'그러니까'라고 하며 사료를 손에 담아 내민다.
쿠루미의 손에, 산처럼 쌓여 있는 고양이수인의 사료. 머뭇머뭇 올려다보자, 괜찮다고 말하는 듯이 쿠루미가 미소 지어주었다.

"먹어도 돼?"
"물론!"

싱긋 웃으며 쿠루미가 말한다. 어째선지 기뻐져서, 나는 그 손에 다가간다.
손바닥에 얼굴을 들이박고, 고양이의 사료를 한 입 가득 넣는다. 압 안 가득한 행복. 특별히 맛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주인이 가져다 주었다는 것만으로도 마냥 안심된다.

"맛있어?"
"맛있어!"

나도 모르게 아이같이 말하고 말았다. 곧바로 부끄러워졌지만, 그게 뭐 어떻다는 걸까. 나는 길러지고 있는 것이다. 좀 아이 같아도 상관없을 것이다.
사료를 먹을 때마다 입술이 손바닥을 따라 움직이자, 큭큭하고 그녀가 웃는다. 그렇게 사료를 다 먹고, 고양이처럼 손 위에 남은 가루를 핥아먹었다. 혀에 쿠루미의 맛이 느껴진다.

"이제부턴 내가 먹여줄게. 내가 사료를 준비하고, 내가 산책에 데려가주고..., 미카님이 해준 것 전부 내가 해 줄게! 기뻐? 기쁘지? 왜냐하면 나도 기뻤으니까!"

쓱쓱 나를 쓰다듬는다. 커다란 손. 내 얼굴을 폭 감싼다. 상냥하고, 부드럽다. 나는 그게 기뻐서, 문득 넋을 잃고 얼굴을 그곳에 비비고 있었다.

"후후, 착하지."

그렇게 말하며, 가슴으로 나를 안는다. 브래지어에 숨겨진 압도적인 중량과 포용력.

"행복하지? 이제부턴, 계속 귀여워해 줄게. 미카님은 이제 내 거야. 누구도 상처 입히지 못하게 할거야!"

그렇게 말하면서 등뒤로 팔을 둘러 깊이 나를 가슴에 묻는다. 나는 거대한 산에 끼여서 멍하니 그 말을 듣고 있었다. 그래도 갑작스런 슬픔에 눈물을 흘렸다. 뭉쳐 있던 피로가 날아가버리는 것 같다.

"더 이상 힘들지 않아. 이제 무리하지 않아도 돼. 그래도 혹시 힘내고 싶다면, 스스로와 나를 위해 힘내 줘. 왜냐하면 미카님은 이제 고양이수인이니까."

그 목소리가 너무나도 상냥하고, 자애로 가득하여 눈물이 흐른다. 감정의 제어가 듣지 않는다. 나는 이제 고양이수인인 것이다.
나는 쿠루미의 가슴에서 계속해서 울었다. 쿠루미는 그런 나를 쭉 안아주었다. 그 가슴에 아주 사소한 얼룩이 생겼다. 그래도, 그 즈음엔 내 눈물도 멈추고 단지 응석을 부리며 그곳에 얼굴을 묻었다.
그렇게 상냥하게 등을 쓰다듬어지고 있는 새에

"...후후, 잠들었네. 아기같아."

나는 잠이 들었다.


녹초가 된 채 내가 일어난 것은, 이미 완연히 밤이 되었을 때였다.
눈을 뜬 나는, 여전히 쿠루미에게 안겨 있었다. 눈물범벅이 된 얼굴을 보며 미소를 짓고 있다.
'저기 있잖아.'라고 하며 내가 그 손을 당기고

"...화장실"

하고 속삭였다.

쿠루미의 화장실 앞에 서게 된 나는 당황하여 주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오늘부터는 여기야!"
"엣, 시, 싫어!"
"그래도 미카님, 사람의 화장실은 이제 쓸 수 없잖아? 으음, 그러고 싶다면 도와줄게. 그래도, 만약에 내가 없으면 그냥 옷에 싸버릴지도 몰라."

'어떡할래?'하고 쭈그려 앉아 작은 고양이수인을 내려다본다. 이런 내 마음을 헤아려, 제대로 선택지를 마련해준다.
나는 꼼지락거리며 커다란 무릎을 올려다보거나, 그 예쁜 발끝을 내려다보거나 하고는, 끄덕 하고 수긍했다.
쿠루미가 방긋 웃는다.

"그럼, 옷 벗자. 벗을 수 있지? 음, 장하네!"

그리고 나를 모래 위에 앉힌다.

"...여기서 하는 거야?"
"응, 역시 좀 부끄러워? 그럼, 내가 시범을 보여줄게."
"엣?"

그렇게 말했을 때에는, 쿠루미는 이미 스커트를 뒤집어 올리고 있었다. 드러난 아름다운 다리. 햇빛에 조금 탄 건강한 피부.
약간 볼을 붉히고, 한때 자신이 사용하던 화장실에 올라탔다. 모래그릇은 그 스커트에 가려졌지만, 나는 그 모양이 좋은 분홍색이 작게 떨리고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으읏"

균열이 젖어 들고, 토파즈 빛의 물방울이 흘러나온다. 처음에는 미약했던 물줄기는, 내 눈앞에서 거대한 급류가 되어 발 밑에 떨어지고 있었다. 육체의 크기만큼 그 풍경은 웅장하고, 웅크린 허벅지의 아름다움과 어울어져 너무나도 성스러워 보였다.

"이제 부끄럽지 않지?"

약간 얼굴을 붉히고 쿠루미가 말하였다. 스커트를 내리고, 속옷을 입는다. 이젠 내 차례다.

"진정이 안되..."

쿠루미의 오줌을 머금은 모래 위에 올라탄다. 한 번 쿠루미가 밟은 자리에 발자국이 남아있어서, 그 위에 웅크려 앉았다. 그 발자국만으로도 내 몸통정도의 크기였다. 거대한 발자국. 그곳에 발을 대자, 전해오는 쿠루미의 열과 오줌의 냄새에 완전히 감싸인다.

"쿠루미 발자국, 크다."
"아니, 미카님이 작은거야."
"그럴까나."

쿠루미가 나를 지켜본다. 응시하고 있다. 그 아름다운 존안 앞에서 용무를 보는 것은, 굉장히 부끄럽고, 한심하다. 그래도 참지 못하고

"싫어, 쿠루미, 부끄러...웟"

싸버리고 말았다.
졸졸하고, 고간이 따뜻해진다. 압박 당하던 음부가 해방되어, 천천히 저려온다. 아무리 많이 싼다해도, 쿠루미에게는 도저히 당할 수 없을 것이다. 넘실넘실 쏟아진 쿠루미의 오줌 위에 무의미하게 한 방울 더하는 정도일 뿐이다.

"응, 제대로 했구나!"
"으,응."
"장하지 장해."

쿠루미는 내 머리를 쓰다듬고, 휴지로 보지를 닦아준다.
그리고 속옷을 입혀주고는, 장난스럽게 얼굴을 가까이하고

"목욕하자"

하고, 나를 안아 들었다.

"들어가도 돼?"
"물론이지! 왜냐하면 지금까지 미카님, 나를 씻겨 줬잖아. 그 보답이야."

그런 일도 있었지 하고 생각했다. 분명 그랬을 것이다. 그래도, 조금 믿어지지 않는다.
뭐 상관없지.
생각하는 것은 그만두고, 모두 쿠루미에게 맡겼다.
완전히 믿음직한 어깨에 기대어, 굳센 목에 머리를 맡긴다. 문득 그 목을 보니 뭔가 피부를 붉게만들고 있었다.
'이거, 키스마크겠지...'
그것은 어제 내가 만들었던 것일 것이다.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깜짝 놀랄 정도로 작아진 나에게는 자신의 입술이 얼굴보다도 훨씬 커서 도저히 자신이 한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다.
쿠루미가 일어난다. 기압차 때문에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그리고 발을 내딛자, 그 한 걸음 한 걸음에 맞추어 시선도 위로 올라가거나 내려가거나 하며 흔들린다. 그때마다 머리가 부드러운 어깨에 묻히고, 가슴에는 쇄골이 느껴지고, 다리에는 모성이 가득한 유방이 느껴진다.
'나도, 이렇게 보였던 걸까'
확실하게 목욕을 준비하는 쿠루미를 보고, 그런 생각을 한다.
의자에 툭 앉혀진다. 옷을 벗겨진다. 방글방글 쿠루미는 내 옷에 손가락을 가져와 재주 좋게 단추를 풀고 원피스를 벗긴다.
신기하다, 내가 항상 돌봐주고 있었는데, 지금은 쿠루미에게 돌봐지고 있다.
벗겨진다. 내 옷을 입은 쿠루미에게, 쿠루미의 옷을 입은 내가.

"잠깐만 기다려봐."
"응, 고마워"

완전히 알몸이 되고나서, 쿠루미의 탈의를 하릴없이 바라보게 되었다.
'이거, 쿠루미, 맞지?'
꽤나 성장했다고 하더라도, 윤곽은 그렇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전의 인형과도 같은 모습 그대로이다.
그렇지만,
이 커다란 손은 어찌된 것일까. 내 머리를 한 손으로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손이 원피스를 벗기자, 그런 손으로도 미처 다 담을 수 없는 유방이 부풀어 있다. 새하얀, 부드러울 것 같은 배와 윤기나는 허벅지. 어느 것도 나 정도는 간단히 부숴버릴 수 있을 것 같은 크기였다.
상대적으로 10배의 크기차이가 되고서야 처음으로, 나는 쿠루미의 요염함을 알았다.
그런 소인을 쿠루미가 방긋방긋 바라본다.

"후후, 나도 있지, 미카님의 몸, ‘예쁘구나’하면서 보고 있었어. 커다랗고, 부드럽고, 신님 같아서. 있지, 나도, 미카님이 됐어?"
"우왓"

성숙한 육체가, 왜소한 나를 안는다. 맨 가슴에 듬뿍 무언가가 닿는다.
예전, 연상의 여성에게 대쉬 당했을 때처럼 무섭고, 두근두근하고, 안심된다.
잊고있었다. 쿠루미도, 고양이수인으로 치면 성인이었다.
꽉 조여진다.

"...쿠루미, 조금, 괴로워."
"..."
"쿠루미?"
"지금 있지"
소근소근 쿠루미가 속삭인다.
"지금, 나, 전혀 힘 안 주고 있어. 정말, 쥐꼬리만큼도. 그래도, 미카님은 움직이지 못하는구나. 나를, 가볍게 안아들곤 했는데."

그리고 아낌없이 꽉 껴안고는

"미카님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굉장히 귀엽고, 따뜻한 기분이 들어서, 지켜주고 싶어져."

그리고 냄새를 묻히려는 것처럼 슥슥 볼을 비비자 약간의 땀이 피부에 묻는다.

"지켜주고 싶고, 사랑스러워서 정말 많이 많이 사랑스러워서... 어딘가로 가버린다고 생각하면 너무 무서워."

그리고 한 마디

"그래도 이젠 나만의 것이지?"

그렇게 말하면서 나를 욕조에 데려간다. 가볍게 들어올려서. 마치, 보물을 감싸안는 것처럼.

"미카님, 깨끗하게 씻겨줄게."

상냥하게 머리를 쓰다듬고, 수도꼭지를 돌린다.
거품을 폭신폭신하게 일으킨 비누로 팔을 문지르고, 등쪽을 향한다.

"움직이지 않아도 괜찮아. 전부 내가 해줄테니까."

가슴을 물렁물렁하게 쓰다듬어진다. 유방 전체가 한 손에 폭 들어와, 천천히, 다치지 않도록 한다. 그것이 안타까워, 가슴 끝 부분이 찌릿찌릿 저려온다.
갑자기 쿠루미의 손이 아래로 뻗어 왔다.

"시, 싫엇"

문득 겁을 먹어 버리고 말았다. 그렇지만 몸을 가리려는 내 손 따위는 없는 것처럼 치워지고, 보지도, 엉덩이도, 그 커다란 손에 붙잡힌다.
눈 앞에 있는 것은 너무나도 섬세한 소녀의 손일 뿐인데, 그 손가락이 굵고, 늠름하다. 보지에 손가락을 밀어 넣어진다. 그러자, 그 손가락이 너무나도 거대해서 놀라고 만다. 양 손으로 손가락을 막으려 하였지만,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

"안돼, 방금 오줌 쌌잖아?"

난, 쿠루미에게 철저하게, 깨끗이 씻겨졌다. 아무리 무서워도, 아파도, 절대 당해낼 수 없다.
그렇게 생각하니 몸이 짜릿짜릿해서, 문득 목소리가 새어 나올 것 같다. 몸을 씻고 있을 뿐인데.

"으음, 깨끗해졌네"

보지 속부터 발바닥까지, 전부 남김없이 쓰다듬어진 후에야, 나는 해방되었다.
다음은 내 차례이다.

"그럼, 평소처럼 씻겨줄래?"

그러면서 나에게 등을 보인다.

"내가?"
"응, 싫어?"
"아니, 그렇지 않아."

싫을 리가 없다. 단지 내가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불안할 뿐이다.
눈 앞에 있는 단정한 등을 보고있으니, 스스로가 왜소하게 느껴진다.
너무나도 여성스러운 등이다. 지금까지와 다를 것도 없는데.
커다래지고 나니 그건 이미 성인의 모습이었다.

"후후, 작은 아이에게 씻겨지고 있다니, 이상하네."

작은 나를 등지고, 쿠루미가 두근거리면서 기다리고 있다.
씻어야 해, 씻겨 줘야 해.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그렇지만, 머리 위에 나란히 놓여있는 바디워시 병에 손이 닿지 않는다!

"...쿠루미, 비누 안 닿아."

나는 울먹거리며 말하였다.

"맞아, 여기, 안 닿았었지."

쿠루미가 눈 앞에 있는 통을 들어, 내 손에 비누를 짜낸다. 드럼통 같이 커다란 통. 넘쳐 흐를 것 같은 비누를 서둘러 등에 바른다.

"후후, 미카님의 손, 조그마해서 고사리 잎 같아."

큭큭하고 쿠루미가 웃는다. 뭔가 분해져서 나는 콩콩 뛰어 그 어깨를 닦으려 했지만, 닿지 않는다.

"닿지않으면 무리하지 않아도 돼"

몸이 유연한 쿠루미는 팔을 뒤로 둘러서 순식간에 견갑골에 거품을 내어 내 일을 빼앗아간다. 나는 포기하고 등쪽의 하반신을 씻었다. 손바닥으로 그 여성적인 기복을 쓰다듬는다. 그리고, 중량감이 느껴지는 엉덩이에 손을 뻗는다.
그것은 내 손에 달라 붙어 부드러움을 과시하듯이 형태를 바꾼다. 손이 들어가 버리는 엉덩이. 그것은 지금은 내 몸보다도 커다랗다.
약간 돌아들어가서 허벅지를 닦거나, 종아리를 닦거나 한다. 가지런한 모양을 한 발 앞에 무릎을 꿇는다. 예전에 쿠루미가 해 준 것처럼.

"간지러워~"

발 근처에 있는 나를 보며 쿠루미가 깔깔 웃는다. 조금 두근거리는 건 어째서일까.
허벅지 안쪽을 씻을 차례가 되었을 때, 쿠루미가 몸을 숙이고 있는 것을 눈치 채었다. 무겁게 흔들리는 두 개의 유방. 그 풍만한 몸에 거품을 일으킨 모습이 내 시야를 압도한다. 쿠루미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앉은 채로도, 내 위를 덮어버릴 정도로 거대한 것이다.

"내 몸, 커다랗지? 나도 있지, ‘커다랗구나’하고 생각했었어. 조금 두근두근하지 않아?"

그치? 하고 쿠루미가 나를 덮어버린다.

"이렇게 억지로 껴안아지는 것도, 굉장히 좋아했어. 미카님, 내 몸으로 배를 닦았었지? 그러면, 미카님의 스펀지가 되는거야!"

커다란 배를 비벼온다. 얼굴이 계곡에 잠긴다. 숨이 막히지 않도록 계곡에서 빠져나오자 쿠루미의 눈이 보였다. 장난치는 것 같기도 하고, 사랑스러워 하는 것 같기도 한 웃는 얼굴이다. 그녀가 '에잇에잇'하며 나를 흔들자 비눗물이 질척질척한 소리를 내며, 우리들 사이에서 거품이 인다.
그렇다, 기억났다. 가슴에 끼인 쿠루미가 귀여워서, 몇 번인가 했던 적이 있었다. 약간의 장난으로, 이런 느낌으로 놀렸건 것뿐이었지만.

"어때? 꽤 굉장하지?"

커다란 육체에 희롱 당해서, 매끄러운 살 위를 글러서, 마치 놀이기구 같았다. 빙글빙글 눈이 돌고, 야한 소리가 나서 점점 기분이 둥실둥실해진다. 내 배가, 가슴이, 그리고 쿠루미의 배꼽이나 가슴을 문질러 깨끗하게 한다. 머리는 계곡 속에 묻혀 있고, 뼈에 이마를 대고 있다. 같은 비누 속에 감싸여, 이상한 쾌감이 몸 속을 뚫고 지나간다.

"자, 여기까지"

갑자기 머리에서부터 물을 쏟아 부어져서 정신을 차렸다. 수압 때문에 쿠루미에게 달라붙어진 채, 그 머리카락에서 방울져 떨어지는 물방울에 맞고 있었다.



§


그 후로도 나는 쿠루미의 것이었다. 쿠루미는 나와 함께 욕조에 같이 들어가 주고, 내 몸을 닦아 주고, 나에게 옷을 입혀 주었다.
자신의 몸이 부끄러워 질 정도로 쿠루미의 육체는 아름답고 성숙하며 또한 매력적이었다. 그런 여신 같은 존재에게 몸 곳곳 도움을 받는 것이 왠지 너무나도 기쁘다.
영광이었다. 그것이 이전에 자신이 기르던 고양이었다고 하더라도 변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너무나도 장엄한 것이다. 전력으로 점프해도 그 허리에 조차 닿지 못하는 나를 쿠루미는 돌봐주고, 기쁘게 해주고, 또한 소중하게 여겨준다. 나는 아무것도 보답하지 못하는데 한결같이 사랑해준다. 그것은 조금 겸연쩍다. 그렇지만 동시에 좀 더, 좀 더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나한테 뭔가 요구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잘 자"

쿠루미는 자신이 덮고있는 이불을 나에게도 덮어주었다. 같은 따스함 속에 안긴 채로, 천 너머 보이는 산맥과도 같은 육체의 파도로부터 조금이라도 떨어질까 두려워 꼬옥 가슴에 달라붙는다.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길들어주었네."

"응, 좋아하니까, 쿠루미를."

'그럼 더 길들여줄게'하고 쿠루미가 속삭인다.
'기다려 봐'라고 말하며 자신의 옷에 손을 가져간다.

"읏챠!"

그리고는 단숨에 그것을 벗는다. 출렁하고 유방이 흔들리며 목욕 후에 입는 실내복 안에서 풍만한 네글리제가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속옥이 보인다. 내 것이다. 그러나 이젠 쿠루미의 것이다.
그 옷이 너무도 잘 어울린다.

"대단해! 쿠루미 너무 예뻐!"

나도 모르게 환성을 지른다. 이런 나를 쿠루미는 쑥하고 그 옷 속에 가두어 버린다.

"따뜻해?"

"응"

커다란 거인 여성의 열량, 그윽하게 풍겨오는 향기. 이 세상 최고의 침낭이었다.

"좋아... 이 냄새, 너무 좋아...!"

킁킁하고 코를 벌름거리는 아기 고양이가 된 나를 쿠루미가 감싸 안는다.

"후후, 오늘부터 나만의 다키마쿠라야."

더욱 기분이 들뜬다. 따듯하다. 점점 몸이 달아오르고, 답답해지고, 취해간다.
이성이 녹아내린다.

‘이대로 가다간 이상해져 버릴지도 몰라.’

그런 느낌으로 과거의 내가 속삭인다. 그래도 상관없다. 다만 쿠루미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 것이 아쉬워서.

"후앗!"

쿠루미가 입은 옷의 소매로 얼굴을 내밀었다.
큭큭하고 나를 보고 웃는 쿠루미의 얼굴이 보인다. 다리를 옆으로 하고 앉아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쿠루미, 하고 말하려 하다가 나는 말을 삼켰다.
이 숭고함, 신성함. 네글리제를 걸친 요염한 자태는 너무나도 거룩하고, 위대하고, 아름답다. 애완고양이 시절과 같은 이름으로 부르는 것은 도저히 할 수 없었다.
나는 쿠루미의 새하얀 살결을 쓰다듬으며 말을 고른다.
친애의 말, 복종의 말, 감사의 말...
그리고 쭈뼛쭈뼛 그녀를 올려다보고는

"고마워요, 쿠루미님."

그 배에 키스한다. 입술에는 벨벳같은 매끄러운 질감이 느껴진다. 나는 안정감을 찾아 꾸물꾸물하고 쿠루미님의 옷 속으로 파고들어 기어들어갔다.

"벌써 미짱이 됬네? 후후 미카님은 내가 잡아먹어 버렸어. 너는 이제 미짱, 내 소유물이야."

쿠루미님이 옷 위로 나를 쓰다듬었다. 마치 임산부같다. 나는 쿠루미님의 아이이자 애완 고양이이다.
그리고 쿠루미님은 살짝 몸을 기울여 나를 배 위에 올려 놓았다.

"왜 그래? 졸리니? 춥니? 아니면 배고프니?"

네글리제를 통하여 쿠루미님의 얼굴이 비춰보인다. 커다랗고 상냥한 내 여신님. 그렇게 가만히 바라보아지자 부끄럽고, 겸연쩍어서 나도 모르게 눈 앞에 있는 천 속에 기어들어 갔다.
달콤한 냄새가 난다.
푹신푹신하고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진다.
어질어질할 정도로 정말 좋아하는 쿠루미님의 냄새가 나서, 이성이 녹아 들고, 표정이 풀어진다.
그 곳은 바로 쿠루미님의 브레지어 속이었다.
약간 땀이 난 가슴 계곡. 나는 그 속에 잠겨 흐물흐믈하게 놀아간다.

"옳지 옳지."

쿠루미님이 유방에 끼어있는 나를 동글동글 만지작거린다. 간지럽다. 기분이 좋아 눈을 가늘게 뜨자 복숭아 색을 가진 물건이 흐릿한 시야에 들어온다.

"...."

조금 냄새를 맡고, 먹어본다.

"후앗...!"

깜짝 놀란 듯이 쿠루미님이 소리를 높인다.

"미-쨩, 모유가 마시고 싶었니? 안 나오는데? 좋아하니?"

나는 아직도 쭉쭉거리며 부풀어오른 가슴에 매달려 있었다. 마치 커다란 섬에 매달리는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미-쨩, 안 돼, 너무 귀여워....!"

쿠루미님이 자기도 모르게 나를 꼭 껴안는다. 몸을 움직일 수 없다. 괴롭다. 그렇지만 기쁘다. 쿠루미님에게 지배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기쁘다.
나는 입 안 가득히 쿠루미님을 탐닉한다. 그 때마다 쾌감이 쿠루미님의 거체에 달리고, 계곡 깊은 곳까지 가쁜 숨소리가 울린다.

"저기, 이상해지니까, 안돼읏...!"

그런 말과는 다르게, 쿠루미님의 손은 단단히 내 머리를 쥐고 유방 깊숙이 밀어 붙이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저항할 때마다. 쿠루미님이 기뻐하고, 나도 기뻐진다.

"쿠루미님 기분 좋아? 있지, 더- 더- 꼬욱 해줘."

쿠루미님의 육체에 묻힌 채로 내가 말하였다. 얼굴이 볼품없이 풀어진다. 분명 예전의 쿠루미와 같은 얼굴일 것이다. 쓱쓱 얼굴을 비비고, 방긋 웃고는 꾹 얼굴을 묻었다.
그런데 어쩐지 쿠루미님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쿠루미님...?"

불안한 마음으로 올려다보자

"괜찮겠지...?"

무서은 여성이 있었다.



끊어질 듯 헐떡이는 숨결.
질척질척해진 시트.
흘러나오는 침.
나는 그거 손가락을 물고 목소리를 내지 않으려 애쓴다. 그렇지만 참으면 참을수록.

"...."

무서운 여성이 나를 몰아붙인다. 나를 강제로 침대에 덮쳐서, 귀를 깨물고, 핥는다.
무섭다. 괴롭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기쁘다.

"!!"

목덜미를 핥아져서 시트를 꼭 쥔다. 아픈데도 좀 더 당하고 싶어서 머릿속이 엉망진창이다.

"무서워, 무서워요 쿠루미님....!"

애걸한다. 그렇지만 쿠루미님은 질척한 혀로 나를 핥을 뿐이다. 잠시 후, 쿠루미님은 엉망이 된 얼굴을 보고는 씨익 웃음을 지었다.

"히얏!!"

그리고는 내 가랑이에 얼굴을 묻는다.

"안돼요, 더러워요 쿠루미님!"
"왜?"

쿠루미님이 싱긋 웃으며,

"미-쨩도 해줬었잖아. 사람은 이렇게 하는 거지? 좋은 일이지?"

천진하게 그렇게 묻는다.

"아, 아니야, 그건 정말로 나쁜 일인데..."
"미-쨩이 나쁜 일을 할 리 없어."

그러고는 다시 나를 탐한다.

"으읏...!!"

질척한 점막이 내 균열 전체를 적시고, 꿈틀꿈틀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서 안 쪽까지 구석구석 간질인다.

“미-쨩이 해준 일들은 분명 좋은 일들이지? 후후, 얼굴도 풀리고, 움찔움찔 떨고 있네. 이젠 목소리조 나오지 않는 걸까나? 내 입 속에 푹 빠져서, 침침치 못하게 다리를 벌리고 있네. 하지만 멈추지 않을 거야. 기쁘지?”

선악의 판단이 미성숙한 고양이수인에게 희희낙락 강간당하고 있다. 내가 강제로 했던 것들을 강제로 당하고 있다!
혀가 나를 범한다. 뜨겁고, 두꺼워서 도저히는 아니지만 다 들어가지 않는다.

“아파! 아파요 쿠루미님!”

나는 어떻게든 온 힘으로 쿠루미님의 혀를 밀어내려 하였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내 시점에서 약 6미터, 이층집 정도의 크기를 가진 거인 여성에게 저항할 수 있을 리 없다. 그저 당하는 대로 쿠루미님의 혀가 억지로 뚫고 들어온다. 마치 꿰뚫린 것 마냥 찌릿찌릿 저려서 이상한 목소리가 나온다.

“이 것 봐봐, 야한 국물이 이렇게 많이 나오고 있어. 미-쨩, 너무 기분 좋아서 울고 있구나? 정말이지, 귀엽다니까.”

싫다, 무섭다. 하지만 좀 더…
나는 무의식적으로 쿠루미님의 얼굴을 끌어 안은 채 쾌감에 떨고 있었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나를 보고 쿠루미님은 만족한 듯 하였다.

"쿠루미님, 살려줘요, 무서워, 무서워요."

떨고 있는 나를 쿠루미님이 힘으로 깔아 뭉갠다.

"나도 이렇게 귀여웠던 걸까. 미-쨩, 이렇게 못 움직이게 해줬었지. 이제부턴 내가 미-쨩이 나한테 해줬던 것들 전부 보답할게"
"저...전부?"

얼굴이 새파래진다. 부수고 싶을 정도로 사랑스러워서 했던 먹이주기, 산책, 야한 장난. 전부라니... 전부? 길러지고, 목 줄을 차고 산책을 가고, 갖고 놀아지고, 유린 당한다고?

"잘은 모르겠지만, 좋은 일이니까 해줬던거지? 나도 해 줄게. 이제부더, 힘든 일 대신에, 계속해서 나한테 귀여움 받는거야!"

방긋하고 쿠루미님이 웃는다.
이제부터는 이 미소에 지배당하는 것이다.
그건 어쩐지, 분명 멋진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를 말이지, 이렇게 하면 기분이 좋아!"
"!!"

클리토리스를 혀로 핥아지면서 동시에 고간에 손가락이 들어온다. 질척거리는 야한 소리와 함께 조금씩 조금씩 그 곳이 손가락을 받아들인다. 천천히, 쿠루미님이 손가락을 빼고 넣을 때마다 민감한 곳에 문질러져서 한심하게 소리를 지르고 만다. 그리고 서서히 스트로크가 빨라진다.

"~~!!"

나는 손가락만으로 완전히 가 버렸다. 하는 것은 익숙했지만 당하는 것은 처음이었던 것이다.
경련하는 소인을 내려다보며 쿠루미님이 큭큭 웃는다.

"가 버렸네? 기분 좋았으려나? 후후, 움찔움찔하는 게 귀여워♡"

그렇다. 쾌감 때문에 엉망진창으로 떨고있는 고양이수인은 정말 귀여웠다. 그 모습을 보면 더더욱 사랑스러워져서, 부숴버리고 싶어서, 귀에 숨을 내쉬거나, 가슴으로 짓누르거나....

"커다란 인간 여자에게 강제로 당하는 거 굉장히 기분 좋지? 무섭고 부끄러워도 저항조차 하지 못하고 전부 전부 당하고 있으면, 좀 더 괴롭혀지고 싶어지지? 나도 그랬어. 기뻐서, 도움이 되어서, 작아도 괜찮다고 생각하게 돼. 자 봐봐, 나 커다랗지? 보여?"

가까워는 거대한 유방. 그로부터 굉장한 중량감이 느껴져서 그것만으로도 압사할 것 같은 기분이든다. 그리고,

"이것 봐! 가려져서 움직이지도 못해! 부드러운 가슴이 착 달라붙어서 브레지어가 된 기분이 들지? 딱딱하고 커다란 유두에 입 안을 점령당하는 건 굉장히 두근거리지? 달콤한 냄새도 나고, 땀 때문에 온몸이 축축해서 머리가 어질어질하지? 이게 커다란 인간 여자의 힘이야. 전신이 한 사람으로 한 가득. 그게 기분 좋지?"

풍만하게 튀어나온 쿠루미님의 가슴에 나는 손쉽게 묻혀버린다. 아무리 팔로 밀어보려 해도 어디까지고 부드러운 살이 무겁게 들어차 있어서 절대로는 아니지만 움직일 수가 없다. 솜털이 볼을 쓰다듬고, 땀이 가슴에 송골송골 맺히고, 입은 쿠루미님의 유두로 한 가득이다. 강력한 유두는 끝부분에 빨갛게 열을 띈 채 내 입 속을 유린한다. 인간 여자의 우뚝 선 유두가 꿀과 같은 달콤함으로 뇌수를 적신다.
그리고 쿠루미님의 냄새가 나에게 충분히 배어들 때 쯤.

"그리면, 이번엔 미-쨩이 해주지 않을래"

유방이 멀어지고 쿠루미님이 나에게 말하였다.

"나 여도 괞찮아? 나 작으니까 쿠루미님을 기분 좋게 할 수 없을지도 몰라...."
"아니, 괞찮아. 왜냐하면 나는 미-쨩이 너무 좋은걸. 자 이것 봐. 미-쨩을 잔뜩 기분 좋게 하는 동안에 벌써 보지가 끈적끈적 하게 됐잖아?"

그렇게 말하고 쿠루미님은 정좌하고 있던 다리를 벌렸다. 숨겨져 있던 보지가 축축히 젖어 빛나면서 시트를 적시고 있는 모습이 드러난다. 왠지 기뻐져서 그 쪽으로 다가갔다.
향기가 진해진다. 더 사랑스러워진다.
어깨에 쿠루미님의 허벅지가 닿아서 기분 좋다. 쿠루미님의 향기에 휘감겨 기분 좋다. 어느새 얼굴은 보지의 바로 앞까지 도달했다. 군침을 침을 꼴깍 삼킨다. 심장이 크게 뛰어서 참지 못하고 그 곳에 혀를 내민다.

"....읏"

쿠루미님이 반응해 주고있다. 혀가 커다란 꽃잎의 아주 작은 일부분에 밖에 닿지 않았는데도 쿠루미님은 제대로 느껴 주고 있었다.
두 개의 입술을 정성스럽게 적시고, 혀로 쿠루미님의 애액을 핥는다. 삼킬 때마다 몸 속이 화학 달아오르고 내장이 녹는다. 그리고 입술의 바깥쪽을 간지럽히고, 그 안쪽에 혀를 미끄러뜨려 집어넣었다. 그러자 혀가 질육에 꽉 끼어서 줄줄 침이 흐른다. 사타구니에서 한심한 얼굴을 하고 있는 나를 쿠루미님이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후후, 굉장한 얼굴. 굉장히 기분 좋았어, 미-쨩. 옳지 잘한다. 어때? 제대로 미-쨩을 느끼고 있지?"

눈물이 날 정도로 마음이 따뜻해진다. 네글리제가 환상적으로 흔들리고, 커다란 가슴이 흔들리며 야햔 곳을 만질 수 있게 해준다.. 조금 애액을 핥는다. 쿠루미님의 맛이 나서 억누르지 못하고 얼굴을 들이밀어서 대량의 애액으로 범벅이 된다.

"앗! 미-쨩, 갑자기잇, 으읏!!"

얼굴을 질철질척 애액으로 적신다. 야한 돌기에 입을 맞추면, 쿠루미님의 허리가 떠오를 것 같이 된고, 좀 더 원한다는 듯이 음순이 움찔움찔 벌름거린다. 그리고

"앗! 있지, 괴로우면, 말해줫!"

쿠루미님이 내 머리를 가랑이에 억지로 밀어붙인다. 말랑말랑한 치구의 균열에 내 얼굴이 끼인다.

"미-쨩, 미안, 미안해"

허리를 조금 움직이면서 끊임없이 나를 그 곳에 문지른다. 꾸물꾸물 야한 고기가 움직이며 나를 사로잡는다.

"미-쨩이 귀여우니까앗, 나, 멈출 수 없어엇"

쿠루미님은 그렇게 말하면서, 더욱, 더욱 나을 밀어붙인다. 치골에 머리가 닿았다. 그렇지만 안쪽까지는 닿지않는다. 나보다도 무거운 허벅지가 나를 둘러싸고 아플 정도로 조여온다.

"으으, 감질나서 못 참겠어.... 미안해 나중에 되돌려 줄 테니까."

어? 그렇게 말하고 올려나보자 이미 나는 줄어들어 있었다.
우뚝 솟은 허벅지의 감옥은 높이높이 솟아올라 내 키는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야한 동굴이 저 높은 곳에서 나를 내려다본다. 쿠루미님이 멀다. 너무 거대해서, 너무 위대해서, 닿지 않는다.
하늘에서 쿠루미님의 손이 떨어져 내린다. 그 손이 마치 회중전등으로 비춘 그림자처럼 갑자기 커다랗게 되어 나를 잡는다.

"미-쨩 더 귀여워졌네. 후후, 잡아먹고 싶어."

그리고 혀를 내밀어 그대로 내 위를 덮는다. 알사탕 정도의 크기 밖에 되지 않는 나따위는 순식간에 쿠루미님의 혀의 포로가 된다. 분명, 혀에 달라붙은 채 뒹굴뒹굴 굴려지면, 이에 닿거나 혀에 고인 침에 빠지고 말 것이다. 그리고 꿀꺽하고 작게 목이 울리면 어둡고 물컹물컹한 식도를 통하여 곧바로 위장의 동굴 속으로 사라져버릴 것이 틀림없다.
그건 조금, 아니, 굉장히 야한 일일 것이다.

"그럼 집어넣을 게. 미-쨩 같은 건 순식간에 집어넣어서 내 보지의 일부로 만들어 버릴테야!"

쿠루미님은 손가락으로 새빨간 동굴을 비틀어 연다. 구불구불한 안쪽에서 질육이 지금까지 기다려왔다는 듯이 열리고, 닫힌다. 그 곳에 손바닥으로 나를 문지르자 부드러운 음순이 꾸욱 나를 좌우에서 짓누른다. 쿠루미님의 숨소리가 끊어질 듯이 가빠진다.

"아아, 실제로는 주인님인데 벌레같이 작게 해서, 내, 고간에 넣어 버렸어... 괜찮겠지? 왜냐면 이젠 내 펫이니까."

그리고 나는 그 곳에 파고들었다. 답답하고 습한 공기에 감싸이고, 다음 순간에는 사우나 같은 뜨겁고 어두운 질육에 둘러 쌓인다. 동굴이 내 모양으로 변형한다. 이 위에서 쿠루미님의 몸이, 고기가, 그리고 자궁이 나를 눌러 부순다.

"정말로 넣어 버렸다... 꾹꾹 눌러서 미-쨩을 익사시켜 버릴테야."

안으로 밀어 넣었다가 잡아 당겼다가. 쿠루미님이 스스로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인지 입구가 꾸물꾸물 움직인다. 질육이 겨드랑이에, 배에, 허벅지에, 가랑이에 그리고 모든 곳에 문질러져서 기분이 좋다. 기분이 좋고, 따뜻하고, 조금 야한 냄새가 난다. 하지만 다름아닌 평소의 쿠루미님의 냄새이다. 그 냄새를 잔뜩 들이마신다. 나는 변태인걸까. 그래도 상관없다. 나는 이제 쿠루미님의 펫, 주인님의 것이라면 오줌이라도 마실 수 있다.
몸 속을 통해서 교성이 질내에 울린다. 쿠루미님이 기뻐하고 있다. 그게 기분 좋다.
‘어떻게 하면 쿠루미님을 더 기분 좋게 할 수 있을까?’
꿈틀꿈틀 움직이는 질육.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야한 국물. 그 곳들을 덥썩 물었다.

"히얏!"

그리고 조금 지난 후

"응, 아, 아아앙!!"

동굴이 꾹 조여들어 민감해진 그 곳을 자극한다.

"후왓?!"

그리고 끝이 났다.
밖에서 거친 숨소리가 들린다. 축 늘어져 쓰러진 거체. 그 육체 속에 밀어 넣어진 채, 나도 함께 여운에 잠긴다.
왠지 잠이 온다. 따뜻하고, 쿠루미님의 피가 웅웅거리며 흘러가는 소리가 들려서 너무나도 안심이 된다.

"얼마 동안은 거기가 미-쨩의 집이야. 나중에 다시 태어나게 해줄게. 그리고 매일, 엄청, 엄청 귀여워해 줄 게."

마지막으로 그런 말을 들으면서 나는 잠에 빠졌다.